주행시험장 건설은 상주시와 경상북도의 한낮 꿈으로만 남을 것인가?
상주시와 경상북도, 그리고 한국타이어가 의욕적으로 MOU를 맺고 추진하던 경북 상주시 공검일반산업단지 주행시험장 등의 조성사업이 소송전으로 가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국내 대표적인 타이어 업계와 공공기관인 지자체가 손해배상 소송이라는 소모전을 벌이면서, 주민과 업계측에서는 결국 양측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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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시 공검면 일대에 예정됐던 사업지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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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틀어졌나?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3년 9월, 상주시 공검면 부곡·율곡리 일대 124만2320㎡(약 40만평)에 길이 3㎞의 주행시험장과 부대시설인 시험용 타이어 제조공장, 연구동 등을 건립하기로 하고 경북도, 상주시와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당시 무려 2천535억 원을 투자해 2020년 준공하겠다고 구체적인 투자금과 일정도 밝혔다.
이어 한국타이어는 공검면 일대 넓은 들판을 주행시험장의 적지로 판단했고, 21억여 원을 들여 문화재 지표조사, 측량, 환경영향평가, 실시설계까지 마쳤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주행시험장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현 이정백 시장이 당선되면서 일이 꼬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업 유치사업 자체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왜곡되면서 주민들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극명하게 갈렸고, 반목과 갈등으로 지역사회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7월초 한국타이어 입주를 반대하는 반대대책위의 진정서가 접수됐고 이후 반대 집회와 주민토론회 등이 반복되면서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한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상주시는 올해 1월 15일 정기 조직개편을 단행, 주행시험장 TF팀을 포함 기존 5개의 TF팀을 각 부서로 편입시켰다. 그리하여 주행시험장 TF팀은 공단조성계 소속으로 옮겨져 업무를 담당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자 한국타이어 측은 애초 MOU에서 약속했던 TF팀 해체와 상주시의회에서 6000여만 원의 행정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이유로 올해 4월 경북도와 상주시를 상대로 21억7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타이어의 계산된(?) 기피인가
상주시는 한국타이어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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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토론회의 한 장면. |
그러나 전·현 시장의 갈등의 골은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여론몰이로 이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한국타이어는 일방적으로 협약을 파기하고 결국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국타이어의 행태에 지역 정가와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주시의 관계자는 “공해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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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집회장면. |
이 네 가지 요구사항이란 경제유발효과를 거둬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기 위한 물류단지 이전 조성, 연구인력 400여 명의 상주 거주, 공검면에 노인 건강센터 또는 복지센터 건립, 우량 토지가 많은 곳을 피해 동북쪽 1km 이전 건립 등을 말한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측은 주민 설득 토론회나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소극적으로 일관해 상주시를 당황하게 했고, 나중에 MOU를 해지한 것은 사업추진을 위한 상주시의 노력을 고의적으로 기피한 것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상주시가 한국타이어에 추가 요구한 4개항과 답변 내용
1. 우량토지인 현 위치에서 동북쪽으로 1km지점으로 이동해 건설해 달라 : 건설비용이 추가로 많이 소요돼 곤란.
2. 경북 칠곡에 건설 예정인 물류단지를 상주에 지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라 : 상주에 건립 경우 물류비용 과다 소요로 절대 수용 불가.
3. 연구인력 400명이 상주에 상시 거주하게 해 달라 : 주거는 개인 의사를 존중해야 하니 나중에 시설 완공 후 고려해 보겠다.
4. 공검면에 주민복지를 위한 복지회관과 노인회관을 건립해 달라 : 토지보상 후에 검토해 보겠다.
한국타이어는 왜 포기하려 하나
한국타이어는 지금도 상주시의 행정지원 부족으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상주시의 행정지원 중단 및 공검일반산업단지 TF팀의 해체를 들고 있다.
그러나 상주시청 관계자는 “행정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하나 현재까지 총 645필지 124만2천320㎡ 중 292필지(면적대비 51%)에 대한 토지 사용동의서를 시에서 직접 받아줬다”고 반박했다.
TF팀의 해체에 대해서도 “새 시장이 새해 초 정기 조직개편을 하면서 행정효율화 위주로 조직을 조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40만평의 규모에 2500억원 대에 달하는 큰 사업인데 어떻게 크고 작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한국타이어가 도중에 사업을 포기할만한 회사 내부의 상황변화가 생겼거나, 외부적으로는 다른 지자체의 파격적인 제의에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올해 4월 21억70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액수를 그것도 공공기관인 두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일부 언론과 업계 관계자들은 경남의 모 지자체가 좋은 조건을 내걸며 주행시험장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주시 관계자에 이런 사실을 상기시키자 “상주지역만큼 땅값이 싼 곳이 어디 있겠느냐”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또한 한편에선 한국타이어가 토지 보상 가격이 처음에 예상했던 440억 원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추정되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주행시험장이 조성될 토지는 사유재산으로 산업단지가 지정 승인되면 시행자인 한국타이어의 의사에 따라 토지를 매입한 후 조성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또 지정승인에 필요한 서류를 한국타이어가 작성, 승인권자인 경북도지사에게 제출하면 도에서 관련 중앙기관 등에 협의해 승인되면 사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상주시는 사업시행자인 한국타이어가 투자의향서만 제출하고 총사업비에 대한 연차별 세부투자계획도 제출하지 않은 단계에서 일방적으로 MOU를 해지하고 손배소송까지 진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지 재검토를” VS “투자금 돌려달라”
현재 한국타이어와 경북도, 상주시는 큰 입장차를 보이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경상북도 부지사가 중재를 위해 적극 나서기도 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북도와 상주시는 여전히 ‘MOU 해지 원상복구→사업 재시행’을 원하고 있고, 한국타이어는 ‘사업진행 불가→투입자금 배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주민들과의 신뢰문제도 있어 원만한 협의로 사업 재시행이 최선 아니겠느냐”고 말하고 “사실 한국타이어 담당자와 4월 이후로 대면은커녕 통화도 제대로 안 되고 있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또 다른 시청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먹고살려면 기업 유치는 필수적”이라며 “이번 소송처럼 승패를 떠나 기업과 지자체가 상처만 남고,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렵게 통화가 이루어진 한국타이이 홍보실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내부적으로 입장변화는 없고, 따라서 특별히 언급할 것도 없는 것 같다”며 소송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상주시내에 산다는 시민 박모(57세)씨는 “한국타이어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포기하려 해 속상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낙후지역에 큰 기업이 온다니 좋았는데, 한국타이어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이어 공검면의 한 주민(68세)은 “내 땅이 하나도 안 들어가 내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인구가 한 명이라도 더 늘 텐데 상주시 전체를 위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12일 첫 공판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고,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한 준비서면에 대한 사실 확인만 간단히 진행하고 마쳤다.
다음 2차 공판은 7월 17일 있을 예정이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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