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탄소중립시대 선도할 것”

물·대기·에너지·자원순환 등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으로 도약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3-03-27 17:02:27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한국환경공단, 물·대기·에너지·자원순환 등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으로 도약 목표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2002년부터 시민운동가로서 여러 활동을 해오면서 경험이 풍부한 환경운동가로서 인정을 받아 2017년 환경부 차관으로 임명되며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 환경보전협회 회장 등의 요직들을 경험 후 제5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풍부한 시민단체의 경험과 공직에서의 경험을 두루 갖춘 안병옥 이사장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환경과 공단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Q. 시민단체의 입장과 공직자로서의 입장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기후위기’에 대해 과학자들은 인간이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얘기합니다. 여기에서 시민단체는 ‘우리가 빨리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에 더욱 주목합니다. 반면 정부나 공공기관 등 정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나중에 불러들일 여러 효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적인 문제, 일자리 문제, 또 다른 환경적 문제 등 여러 분야를 연결해서 봐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처와 이해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NGO가 강력하게 주장을 해도 정부는 그들이 기대하는 속도에 못미치기 때문에 불만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사실 저도 환경부에 참여하기 전에는 ‘환경부가 의지만 가지면 못할 바가 뭐가 있는가’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부 안에 들어가 보니까 환경부가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NGO의 주장을 충분히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능력과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부처들과 합의하고 설득하는 능력, 정책 결정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자체 탄소중립 업무협약
Q. 환경부가 올초 2027년 100조 원 수주를 목표로 2023년 20조 원 녹색산업 수출을 약속했는데, 달성이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지금 발표된 내용에서 20조, 100조는 매우 구체적인 수치입니다. 하지만 그 수치 이전에 우리가 좀 더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범위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녹색 산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 MOU 단계 정도를 포함할 것인가, 아니면 수출이 완료돼서 구체적인 금액이 들어온 것까지만 포함할 것이냐 등 이런 것들이 좀 더 분명해지도록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사실상 환경부는 그동안 환경산업 육성, 환경산업의 해외 진출 등 여러 노력을 해왔지만, 환경부의 전체 환경 정책에서 그 비중이 크진 않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내에 20조 수출 달성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과거 제가 독일에서 공부를 했을 때 당시 독일 연방정부의 정책을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연방정부는 늘 산업을 먼저 내걸었습니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에도 “녹색 분야 일자리 수가 건설 분야를 넘어섰다” 이런 걸 헤드라인으로 해놨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면 국민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으려면은 경제나 산업 부문의 움직임과 환경 분야의 규제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 녹색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은 좋다고 보지만 너무 수출 쪽으로만 목표가 설정되어 있고, 단기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이니 부작용이 걱정됩니다. 그렇기에 환경부는 녹색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고 봅니다.

Q. 녹색산업에 수출에 대한 공단의 역할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구체적으로 수출에 있어 경제분야 대응의 주체는 기업들입니다. 정부나 공공기관들은 그것을 도와주는 역할인데 공단의 경우 지금 그린ODA사업과 해외민간투자사업을 연계하는 작업을 5건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사례로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현지 공장 ESG 경영을 위해 추진중인 폐기물에너지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선별된 폐기물을 소각하여 소각시설에서 발생된 증기를 타이응웬성에 진출한 한국기업공장에 공급하는 소각발전시설 민간투자사업입니다. 그러나 폐기물과 관련된 사업들 경우에는 폐기물을 용이하게 수거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행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ODA를 통해서 우리나라 종량제 같은 제도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종량제를 통해서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국제적으로 자원순환 쪽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3월에 출장 예정인 말레이시아, 태국의 경우에도 EPR제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공공기관들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면 기업들의 해외진출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럽이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합의함에 따라 2026년부터 유럽에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기, 시멘트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해당제품 생산중에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배출량 인증서 등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에, CBAM 대응을 위해 범정부차원의 전략 마련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 공단은 배출권거래제 및 목표관리제 운영 경험을 활용하여 기업들이 CBAM에 대응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입니다.


공단은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에 참여중인 업체가 제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고 인증하고 있는데, CBAM 배출량 산정 및 보고 규정 발표 즉시 CBAM 대상품목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 문의 대응을 위한 헬프데스크를 설치하여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자발적으로 CBAM 대응이 곤란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존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 및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 컨설팅 사업시 CBAM내용을 포함시키고,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기업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 한국환경공단 2023년도 비전선포식 개최

Q. 지난해에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들을 보였는데 올해 역점사업은 무엇입니까?
2023년에는 탄소중립 재정 확대, 지자체 탄소중립 역량 강화, 그리고 국민생활 속 탄소중립실천 강화를 중점과제로 추진할 것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제와 같은 탄소중립 재정확대, 지자체 탄소중립 ACT센터설립과 같은 지자체 탄소중립 역량강화, 탄소중립포인트의 녹색생활실천 인센티브 추가 확대와 같은 생활속 탄소중립 실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같은 경우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한 제도로 안착은 됐지만 워낙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감축 유형 위주로만 했습니다. 이에 올해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의 확대·운영을 위하여 각 예산사업의 온실가스 감축 영향(긍정, 부정)을 분석하고, 분석 결과에 따른 사업유형(감축, 배출, 중립) 분류를 통해 작성 대상 사업을 확대하는 기후영향분류를 시범 적용할 계획입니다.

 

▲ 제2회 미래발전위원회(ESG 탄소중립 디지털전환) 출범식

추가로 중점을 두고있는 탄소중립 산업분야에는 유기성폐자원을 활용한 통합바이오가스화 확대 및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분야가 있습니다. 작년에 공모를 통해 통합바이오가스 시범사업대상지로 서울, 순천, 청주, 구미 등 4개 지역을 선정했으며, 청정수소생산을 위해 2021년도에 창원, 전주 2개소가 신규 시범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도 역시 공모사업을 통해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 4개소, 청정수소 생산시걸 2개소를 추가 선정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이 음식물류폐기물, 가축분뇨, 하수슬러지가 주 원료이고 국비 지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보니 지자체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나아가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연 30조원 시장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바이오가스 시장에 국내기술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공급을 통해 국내기업들의 부담이 되고 있는 RE100달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저희가 작년에 기관 비전 미션 핵심 가치를 다시 한번 설정했습니다. 직원들의 뜻을 함께 모아서 기후대기, 물환경, 자원순환, 화학안전 등 환경 전분야 다매체를 관리하는 환경전문 공공기관으로, ‘탄소중립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이 되자는 미션을 정했습니다.

 


탄소중립은 한 분야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공단처럼 여러 사업을 다양하게 하는 기관이 여러 분야의 사업들을 잘 조합하고 융합하면 탄소중립 실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내부에서도 존재하는 칸막이들을 조금씩 없애가면서 과거에 가보지 않았던 그런 길을 가보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공단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같은 경우도 과거 4~5등급이었던 것이 2등급으로 올랐습니다. 이는 환경부 산하기관 중 유일하게 2등급을 달성한 것입니다. 이는 모든 임직원들이 글로벌 기후위기 시대에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수년간 노력을 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시고 공단에 좀 더 많은 애정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