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인간은 이제 단순히 자연에 의존하는 존재를 넘어 자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었다. 산업화 이후 급격히 증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지구의 생태계를 전례 없는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기술적, 그리고 사회적 방법 안에 존재한다고 이정모 관장은 희망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본지는 그린보트에 탑승한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을 역임했던 이정모 펭귄 각종과학관장을 만났다,
인류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6차 대멸종
| ▲이정모 펭귄 각종과학관 관장 |
“멸종이라는 단어는 무겁고도 두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질문을 좀 더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구 생물학적 역사를 돌이켜보면, 멸종은 자연의 일부였고, 이미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이 여섯 번째 대멸종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번 위기의 원인이 자연 재해가 아닌 인류 자신의 활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고 이 관장은 말했다.
물론 화산 폭발이나 대규모 지진과 같은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는 막을 방법이 없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 위기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과학과 기술은 이미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시도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비효율적이고 비쌀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가장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에너지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가능성을 제시하는 과학...희망의 여지 많아
현재 기후 위기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달으며 '기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지어 이들은 "나는 결혼하지 않겠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식의 극단적인 결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는 사회가 기후 위기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은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1940년대에 원자력 에너지가 지금처럼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불과 10~15년 전에도 태양광과 풍력이 현재처럼 경제적일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후 위기 극복 역시 우리가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며,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과학 교육의 역할 위한 공간 마련돼야
그런 면에서 보자면 과학 교육은 기후 위기 극복의 핵심이 된다. 그 자신도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자처하며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과학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관장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서울시립과학관에서의 경험이 이러한 시도를 잘 보여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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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시립과학관에서는 단순히 ‘보는 과학관’이 아니라 ‘체험하는 과학관’을 지향했다. 이곳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여형 과학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과학적 사고와 창의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기존 과학관과 차별화된다.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중요성
과학관과 같은 공공기관의 운영은 단순히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이 중요하다. 과천과학관에서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과학관장은 조직 내 전문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지 않고,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과학관 내부에서도 전시물을 모듈화하여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도입되었다. 이는 단순히 예산을 절약하는 차원을 넘어, 관람객들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또한 내부 직원들이 전시물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관 내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종합적 도전 요해
기후 위기 극복은 단순히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과학 기술의 발전, 교육의 혁신, 그리고 사회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종합적인 도전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이미 해결책을 알고 있으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이를 실현하는 일이다.
인간은 언젠가 멸종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짧으면 500년, 길면 1만 년 정도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가면 150년 안에 멸종될 수도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 그 시기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미래는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진화를 하려면 어떤 개체는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멸종의 원인은 대부분 기후변화였다. 지금까지는 멸종이라는 게 고마운 일이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가 된다. 멸종의 대상이 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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