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식히는 화산 분출, 열대지역의 누적 영향 더 크다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11-03 22:08:45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열대 밖에서 발생하는 화산 분출이 열대지역 분출보다 북반구를 압도적으로 강하게 냉각시킨다는 기존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별 분출의 냉각 효과는 열대 외 지역에서 더 클 수 있지만, 대규모 분출의 발생 빈도까지 고려하면 열대 화산이 북반구의 화산성 냉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컬럼비아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화산의 위치에 따른 기후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지구물리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는 재커리 맥그로 연구자가 주도했다.

폭발적인 화산 분출로 이산화황이 성층권에 도달하면 화학반응을 거쳐 미세한 황산 에어로졸이 만들어진다. 이 입자는 태양빛 일부를 우주로 산란시켜 지표에 도달하는 에너지를 줄인다. 화산 분출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표를 냉각시킬 수 있는 이유다.

연구진은 NASA의 지구시스템 모형을 활용해 적도와 북위 64도에서 발생하는 분출을 비교했다. 성층권에 주입되는 황의 양과 분출 계절, 초기 기후 조건을 달리한 총 160회의 모형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북반구 열대 외 지역의 여름철 냉각 효과는 열대 외 분출이 열대 분출의 약 1.4~1.9배였다. 이는 앞선 연구에서 제시한 7.5배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는 에어로졸의 분포로 설명된다. 열대 분출에서 나온 에어로졸은 대기 순환을 따라 양쪽 반구로 퍼지는 반면, 북반구 열대 외 분출의 에어로졸은 주로 북반구에 머문다. 같은 양의 황이 방출돼도 냉각 효과가 한쪽 반구에 집중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열대 외 분출, 특히 여름철 분출의 에어로졸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아 냉각 효과의 확대를 제한한다.

연구진은 나이테 등을 이용한 과거 기온 복원자료도 재검토했다. 역사적 분출 기록을 모사한 10만 개의 가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한된 사례와 분석 방법에 따라 두 지역의 냉각 효과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자연적인 기후 변동과 분출 계절 역시 결과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서기 750년 이후 기록에서는 뚜렷한 북반구 여름철 냉각이 열대 외 분출보다 열대 분출 이후에 더 자주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규모 열대 외 분출이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장기적인 화산성 냉각에서는 열대 분출의 기여가 더 크다고 해석했다.

이번 결과는 화산 분출에 따른 기후 위험을 평가할 때 개별 사건의 강도와 발생 빈도를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다만 연구진은 과거 분출의 황 방출량과 기온 복원자료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모형 역시 에어로졸의 변화를 단순화한다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