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시멘트, 발암물질·중금속 우려에 ‘알 권리’ vs ‘산업 현실’ 대립

“폐기물 시멘트, 국민 건강 직결”…국회, 주택법 개정 쟁점토론회 열려
시멘트 관리 사각지대 방치한 국토부 강력 비판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5-09-14 1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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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멘트 산업은 석탄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등 각종 폐기물을 원료·연료로 활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순환의 명목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주민 건강 피해가 있다. 영월군 시멘트공장 인근에서는 만성기침·만성가래 등 호흡기 질환 유병률이 인근 대조지역보다 유의미하게 높았고, 비직업적 진폐증 사례도 확인되었다. 충북 제천·단양 지역 주민들은 시멘트공장에서 날아드는 먼지로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게 되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 일부가 배상 판결을 받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유통 중인 여러 시멘트 제품에서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는 6가 크롬 성분이 평균 약 6.76 mg/kg 수준으로 검출되었으며, 기준치 이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활권 내에서의 건강권 침해 가능성이다. 이런 사안들은 단순히 산업정책이나 건축자재 규제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환경권, 알 권리에 직결된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25.3.24)·황운하(′25.5.12) 의원은 주택에 포함된 폐기물 시멘트 사용 현황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국민 건강권·환경권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건설사업자가 폐기물 사용 시멘트를 활용해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사용검사권자에게 그 성분과 폐기물 사용비율, 제조사 및 공장 등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사용검사권자는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폐기물 시멘트, 국민 건강 직결”…국회, 주택법 개정 쟁점토론회 열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황운하 의원과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박남화, 김선홍, 홍순명, 이하 범대위)는 9월 12일 국회에서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 「주택법」 개정(안) 쟁점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발암물질과 중금속 우려가 커지면서 이런 폐기물 사용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에서 생활하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을 공개하는 「주택법」이 발의되었지만, 국토교통부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관련 쟁점을 살펴보고,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개최됐다.

국토부 난색 표한 정보공개, 어렵지 않아
▲ 장기석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사무처장

첫 주제발표에 나선 장기석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국토부가 주장하는 ‘시멘트의 쓰레기 혼합 비율을 어떻게 공개하느냐’는 말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국내 시멘트업체는 7개사 9개 공장에 불과하며, 이미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매 분기마다 폐기물 사용량을 공개하고 있다”며, 주택 현장에서도 동일한 주기로 납품 시멘트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레미콘사는 보통 1~2개의 시멘트업체와 계약을 맺고, 납품 반경도 50km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 주택 현장에 투입되는 시멘트 제품 수는 많아야 5개 내외”라며, “공급망 구조상 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국토부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 사무처장은 “입주민들에게 건축 단계부터 혼합비율 정보를 알게 함으로써 시공사와 입주민 간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멘트가 생산된 후 주택 건설 현장까지 공급되는 계약 시스템.

소비자 알 권리, 안전 위해 강화돼야
▲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국민은 이미 고가의 주택 가격과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정작 안전과 직결되는 시멘트 정보는 알 수 없다”며, 소비자 선택권 보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시멘트 가격은 주택 분양가의 1%도 되지 않아 추가 비용 우려는 과장”이라며, “오히려 소비자는 안전이 담보된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업계 “현실적으로 불가능” vs 전문가 “합리적 공개 가능”
이어진 토론에서 국토부와 업계는 개정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영아 국토부 과장은 “선분양 제도에서는 완공 전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다”며, 분양 단계에서 대략적인 비율을 공개하고 사후 점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국토부 단독으로 추진하기는 역부족이며, 국무조정실 차원의 부처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도 “시멘트는 벌크 단위로 납품되며 생산 시점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수 있어 투명한 공개가 어렵다”며, “정보공개 과정에서 집값 하락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 다수는 “이미 제도와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합리적 공개가 가능하다”며, 정보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인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는 성능인증제도가 시행 중”이라며, 이 제도를 활용해 인체 유해성 재료 공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 김영아 국토부 과장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국민 건강권·환경권 보호가 최우선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홍순명 한국환경기술사회 회장은 “1995년 난지도 매립지 폐기물이 시멘트공장으로 간 전례가 있다”며, “불특정 다수의 건강권을 위해 「주택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원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소비자는 시멘트를 직접 사는 것이 아니라 그로 지어진 집을 구매한다”며, “고가의 주택에 핵심 정보가 빠져 있다는 것은 소비자 권익 침해”라고 말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회장 역시 “국토부의 반대는 직무유기에 가깝다”며, “오히려 시멘트업계가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현장, 시멘트 성분 공개 요청 목소리 잇따라
토론회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폐기물 시멘트 사용에 대한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보영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장은 “농산물과 가공식품에도 성분과 원산지가 표시되듯, 아파트 건설에 사용되는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 비율도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이를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이자 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폐기물을 시멘트에 넣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용이 지속되는 만큼, 최소한 주택법 개정을 통해 국민이 거주할 아파트에 어떤 시멘트가 사용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의 쓰레기까지 시멘트 공장에서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민 건강권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참여자는 “건설 현장에서 사용된 시멘트 종류는 레미콘 공장에 전화 한 통이면 바로 확인 가능하다”며 “정부가 핑계를 대며 공개를 미루는 것은 국민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가 기업이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남화 범대위 공동대표

마지막으로 박남화 범대위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주요 발암물질 배출 허용치가 중국보다도 높아 지역 주민이 수십 년간 피해를 입어왔다”며 “폐기물 혼합 시멘트의 경우 6가 크롬 등 독성물질이 최대 13배 높게 검출된다는 환경부 자료도 있다. 국민 다수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만큼 주택법 개정은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호소했다.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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