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기준(100㎍/㎥) 고수해야 하는 때가 아니다

PM2.5 대응 인프라 턱없이 부족, 근본적 원인 차단 어려워
김영민
eco@ecomedia.co.kr | 2014-05-12 08: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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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생식 장애까지 영향...총체적 대책 마련 시급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 밤새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이 우스개소리가 아니다. 

 

버스 승강장,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목, 지하 승강장마다 둥둥 떠다니는 화학물질이 얼마나 될까.

 

쉽게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지하철 내려가는 계단에서 맞바람이 얼굴을 강타할 때이다. 이 바람속에는 온갖 미세먼지를 비롯해 초미세먼지가 눈과 코, 입을 통해 그대로 마시게 된다. 이런 발암성 미세먼지들이 몸에 계속해서 축척된다는 사실.


연간 80만 명 사망 사회적 비용만 약 13조 원 달할 전망

 

2013년 한 해동안 호흡기질환자 30만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2년 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들의 주요 질환은 심혈관질환에서 부터 천식, 호흡기 염증, 폐질환까지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원인인 중국에서의 유입차단과 국내 배출에 대한 저감차원의 실효성이 의문이다.

 

탈황설비가 필요한 소각장, 발전소, 화학물질 취급업체, 그 외 제조업계에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어 정부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PM2.5의 특성상, 일단 사람이나 동물들의 호흡기로 유입이 되면 그 다음이 문제가 된다. 어떤 유형의 초미세먼지가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배출되지 않고 축척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도달했을 때 피해는 눈덩어리처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마치 석면가루를 마셔 10년이나 20년 후 악성폐암으로 사망하는 것과 같다. 

 

PM2.5는 인체 장기 곳곳에서 머물며, 변형을 일으키거나 세포와 결합해 파괴하고, 혈관을 통해 뇌에서 발끝까지 돌아다니기 때문에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의학계 의견도 있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PM2.5가 서울 기준 10㎛ 증가시 하루 조기사망율이 0.8%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결과에 여실히 나타나 있다.

 

△ 2008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요도시의 PM2.5 농도

 

그럼 이렇게 위험한 PM2.5는 국내에서 어느 정도 발생하는 걸까. 

 

자동차 배기가스를 통한 이동 오염원이 61%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생활주변에서의 소각이나 화재가 24%, 나머지 사업장에서 15% 정도 뿜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합산한 총 배출량은 연간 1만 1008톤에 달한다. 그에 비해 PM10 일반 미세먼지는 1만 2794톤이다. 배출요인은 PM2.5와 같다. 

 

PM2.5는 각종 질환의 직간접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건 정책 예산도 크게 좌지우지할 수 밖에 없다.

 

PM2.5는 봄에만 출몰하는 황사와 달리, 사계절 365일 쉴새없이 엄습해오고 있다. 

국내에서 PM2.5에 취약한 대표적인 지역은 지하철이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이후 안전사고는 사라졌지만 한편으로 미세먼지(PM10)는 물론, 초미세먼지(PM2.5)가 승객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밀고 오는 바람은 스크린도어가 열리면서 승객이 기다리는 승강장 안으로 무방비로 스며든다.

 

실제로 서울시청역 승강장의 경우 지난해 6월 5일 측정한 미세먼지는 123.5㎛를 나타냈다. 해외 지하철 내부 기준치를 초과한 수치다. 이는 시청역을 오고 가는 승객들이 목과 눈에 따가움을 느낄 정도다. 

 

그만큼 시청역 내부의 PM2.5 농도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짙다. 서울메트로측은 PM2.5에 대한 측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나쁨’예보 자살충동 늘고 심혈관 질환자 매우 위협적

 

경기개발연구원은 수도권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2만명 정도가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또 폐질환자가 80만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만 약 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천 연세대 예방의학 교수는 "차량 운행으로 다량 발생하는 극미세 입자의 건강영향 문제는 심각하다"며 "해외의학계에는 대기오염이 폐암 및 방광염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그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PM2.5는 취약집단인 노인 사망률 증가에 원인이 될 수 있고 임산부와 태아에 영향을 미쳐 저체중아 출산, 사산, 기형아의 발생과 밀접한 원인이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존재한다.

 

미 암학회 연구 자료에는 PM2.5 증가시 사망율이 7% 늘고, 심혈관 호흡기 관련 사망율은 12%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 수도권 PM2.5 시나리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자료도 서울의 경우 PM2.5 농도가 10㎍/㎥ 상승시 65세 이상 노인의 폐와 심장, 혈액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2011년 미국 정신과학회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심혈관 질환자들의 자살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뿐만 아니다. 대기오염 PM2.5 물질이 남녀 생식기에 직접적인 원인을 줄 수 있고, 난자와 정자 활동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연구자료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처럼 차량이동이 많은 거리에는 행인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도심지인 광화문, 강남역, 신촌역, 동대문역 주변의 노상에서 일하는 이 들의 폐질환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공기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인 PM2.5는 자동차가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 담배연기, 박테리아, 숯불연기 등이 PM2.5를 키우고 있다.

 

김신도 서울시립대 교수는 "과거 10년 주기로 볼 때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 좋아졌지만, PM2.5가 등장하면서 국민 보건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라며 "PM2.5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질산화물질(NOx)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도 환경부는 각 산업별 PM2.5 발생을 유발하는 배출량 자료를 요구해도 주지 않는다"면서 "국내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PM2.5가 생성되는 물리적 화학적 인공물질들이 계속해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측정자료를 공개하고 관리해야한다. 또한 비도로이동오염원 및 비산먼지 관리, 차 배출가스 저감 정책 강화, 미세먼지 방지장치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지원, 연구 투자에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

 

그린피스는 PM2.5 배출량 감축안에 대해, ▲모든 화력 발전소에 연도가스 탈황 및 탈질산 장치 설치 ▲태양에너지 및 풍력 발전 시장 확대 ▲모든 철강 플랜트와 시멘트 공장 시멘트 가마에 섬유질 여과장치 설치 ▲경량 가솔린차와 중량 디젤차에 국가6차배출기준 적용, 청정에너지 운행 버스와 택시 비율 40% 이상 증가 ▲산업공정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 억제 등을 제안했다.

 

장영기 수원대 교수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환경보건 정책을 ‘최악 조건의 최소화’ 해줘야 할 정부가 자꾸 평균치 관리에만 키를 맞추는 것은 문제"라며 "PM2.5 원인의 개연성이 입증되면 예방을 통한 저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의미가 피부와 와닿는 2014년 5월이다. 걷고 싶은 거리에서 방독면을 쓰고 걸어야 하는 때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 대한민국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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